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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 환자도 맥주 마셔… ‘퓨린 제로’ 맥주, 일본엔 있다 [푸드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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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일본 맥주 회사 삿포로가 출시한 퓨린제로 맥주 '고쿠제로'./사진=삿포로일본에는 '퓨린 제로' 맥주가 있다. 통풍 환자를 위해서다. 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아프다는 통풍은 엄지발가락 ...

통풍 환자도 맥주 마셔… ‘퓨린 제로’ 맥주, 일본엔 있다 [푸드 트렌드]

일본 맥주 회사 삿포로가 출시한 퓨린제로 맥주 '고쿠제로'./사진=삿포로

일본에는 '퓨린 제로' 맥주가 있다. 통풍 환자를 위해서다. 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아프다는 통풍은 엄지발가락 등 관절의 연골, 힘줄에 요산 결정이 침착되며 생기는 질환인데, 요산은 퓨린 단백질이 체내에서 분해될 때 생성된다. 통풍 환자는 원인인 퓨린 단백질 제품을 적게 먹어야, 발진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일본에서 통풍 환자 수가 지난 2013년 1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삿포로가 처음으로 퓨린제로 맥주 '고쿠제로'를 출시했다. 일본 퓨린 제로 맥주는 인기도 많다. 고쿠제로는 나오자마자 5개월 만에 1억 캔이 팔렸다. 이후 기린, 아사히, 산토리 등 일본 유명 맥주 기업은 너도나도 퓨린 저감 맥주 시장에 뛰어들었다.

최근 일본 여행을 다녀온 50대 남성 한국인 A씨는 "5년 전 통풍 발진이 나타난 이후로는 절대 맥주를 마실 수 없다고만 생각했다"며 "일본 여행을 갔다가 퓨린 제로 맥주 제품을 보고 매우 놀랐다"고 했다. 통풍 환자 수는 우리나라도 일본에 뒤지지 않는다. 현재 일본 통풍 환자 수는 약 125만 명 정도고, 우리나라 통풍 환자 수는 2022년 기준 50만 8397명이다(국민건강보험공단). 일본 인구수(1억 2570만)가 우리나라(5174만)보다 약 2.4배 이상인걸 고려하면 비슷한 수치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에는 퓨린 제로 맥주 제품이 없는 걸까?

맥주, 통풍 환자가 피해야 하는 이유… 퓨린 함량 많은 '술'이라서

'통풍 환자가 먹으면 안 된다고 알려진 음식=맥주'라는 인식이 생길 정도로, 맥주가 통풍 환자에게 적이 된 이유는 술 중에서 가장 퓨린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다. 알코올은 그 자체로 체내에서 요산 수치를 높이는 주범이다. 요산생성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체내 요산이 배출되지 못하도록 방해하기까지 한다. 맥주뿐만 아니라 소주, 보드카 등 알코올이 들어있는 모든 술이 통풍 위험을 높이는 것. 여기에 홉을 발효해 만드는 맥주는 요산 축적을 높일 수 있는 퓨린 함량까지 높아 다른 주류보다 더 통풍과 관련이 깊다. 한편, 퓨린 자체가 몸에 해로운 물질은 아니다. 단백질 구성 물질의 일종으로, 홉 등 식물류나 고기에 흔히 존재하는 천연 물질이다.



지난해 2월 하이트진로는 퓨린 함량을 대폭 줄인 '필라이트 퓨린 컷'을 한정 출시했다./사진=하이트진로

퓨린 저감 맥주, 아직 우리나라엔 시기상조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통풍 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퓨린을 대폭 줄인 맥주가 출시됐었다. 지난해 2월 하이트진로는 퓨린 함량을 대폭 줄인 '필라이트 퓨린 컷'을 한정 출시했다. 퓨린 함량을 기존 필라이트 후레쉬보다 90% 가량 줄였다. 그러나 정식 출시되지는 못했다. 퓨린 저감 맥주를 생산하려면 생산라인 하나를 통째로 운영해야 하는데, 수요가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편차가 심했다. 입고 즉시 매진된 매장도 있었지만, 재고 소진까지 4개월이나 걸린 곳도 있었다.

앞으로도 당장은 우리나라에 퓨린 저감 맥주가 출시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표 맥주 생산 3사,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롯데칠성음료에 본사가 문의한 결과, 모두 가까운 시일 내에는 계획이 없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퓨린 저감 맥주 이야기가 오간 적이 있을 뿐, 구체화된 건 없다"고 했다. 오비 맥주 관계자도 마찬가지로 "아직 계획이 없다"고 했다. 그나마 출시 경험이 있는 화이트 진로 관계자는 "출시 당시 반응이 나쁘지 않았고, 재출시 문의도 있어 염두에 두고 있다"며 "근래 재출시 계획이 구체적으로 잡힌 것은 없다"고 했다.



일본 맥주 회사 기린, 산토리에서 출시한 퓨린제로 맥주./사진=기린, 산토리

사실 퓨린 제로 맥주 이미 있어… 무알콜 맥주

놀랍게도 당장 우리나라에서 퓨린 제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방법은 있다. '무알콜 맥주'를 먹으면 된다. 맥주 속 퓨린은 맥아, 호프를 '발효할 때' 생기는 부산물이다. 무알콜 맥주는 발효과정 '없이' 탄산음료를 만들 듯, 탄산수에 맥주 맛과 향을 첨가하는 방식으로 제작한다. 발효 과정이 없으니, 퓨린도 없는 것이다. 무알콜 맥주인 하이트제로 0.00과 클라우드클리어제로 모두 퓨린 함유 가능성이 매우 적다고, 제조사를 통해 확인했다. 비알콜 맥주와는 구별해야 한다. 비알콜 맥주는 실제 맥주에서 알코올 제거 과정을 추가한 것으로, 퓨린 함량이 일반 맥주와 비슷하다. Alcohol Free·0.00 등이 표기된 제품은 무알콜 맥주이고, Non Alcoholic·0.0이 표기된 제품은 비알코올 제품이다. 물론 비알코올 맥주더라도 맥주를 마시는 것보단 낫다. 퓨린이 있더라도 알코올은 더 적기 때문이다.

한편, 무알코올 제품에 알코올은 물론 슈거, 칼로리 등을 저감했다는 표기는 있으면서 '퓨린 제로' 표기가 없는 이유는 무알코올 맥주가 엄밀히 따지면 주류가 아닌 음료이기 때문이다. 음료제품에는 기본적으로 퓨린이 없어, 국내 표기법상 무알코올 맥주만 퓨린이 없다고 강조할 수 없다.

과도한 섭취는 피해야

물론 무알코올 맥주든, 퓨린 제로 맥주든 통풍 환자는 과하게 마시면 안 된다. 실제 음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맥주 향이 알코올 갈망을 유발해, 무알코올 맥주도 알코올 중독을 재발 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2016년 나온 적이 있다. 극도로 절제된 식사요법도 오히려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기능성 맥주는 건강한 식단에 곁들이는 적절한 탈출구 정도로만 이용하는 게 좋다. 일반 맥주보다도 퓨린 함량이 높은 음식은 너무나도 많다. 내장(염통, 간, 콩팥 등), 과당이 많은 음식, 육류, 등푸른생선 등은 섭취를 줄이고, 저지방 제품, 과채류, 달걀, 해조류, 충분한 수분 등을 섭취하는 게 좋다. 또 통풍 환자에게는 식단만큼이나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가벼운 등산, 수영 등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 통풍 예방에 좋다. 너무 과격한 운동은 오히려 요산 수치를 높여 통풍 발작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한편, 통풍 발작이 일어났을 때는 다리를 높은 곳으로 올리고 얼음찜질을 한 뒤 빠르게 병원을 찾아야 한다. 발작이 자주 재발한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요산수치 저하제를 복용할 수 있고,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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