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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5조원 묶였는데… “해외부동산 침체, 금융위기 이후 가장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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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로 인한 피해가 아직 ‘현재 진행형’인 가운데, 또 다른 위협이 금융시장을 뒤흔들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수익률이 바닥을 헤매고 있는 해 ...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로 인한 피해가 아직 ‘현재 진행형’인 가운데, 또 다른 위협이 금융시장을 뒤흔들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수익률이 바닥을 헤매고 있는 해외부동산 펀드다.
국내 금융사의 투자 규모가 50조원을 넘어서 손놓고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계속되는 고금리에 침체된 글로벌 부동산 시장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이에 투자한 금융사들의 리스크도 부각되고 있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기준 국내 금융사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규모는 55조8000억원에 달한다. 이중 25% 규모인 14조1000억원이 올해 만기를 앞두고 있다.
일단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투자 금액이 적지 않다. KB금융그룹은 지난 7일 컨퍼런스 콜에서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약 5조원 수준”이라고 밝힌바 있다. 회사측은 “익스포저는 대부분 은행이 차지하고 있고, 보수적으로 투자했기 때문에 선순위 대출이 많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지주는 8일 컨퍼런스콜에서 해외 부동산금융 투자자산이 4조100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회사가 작년 4분기 해외 부동산 투자 자산과 관련해 손실 처리한 규모는 약 1300억원 이상이다. 이밖에 우리금융지주도 3조원 가까이 된다.
IB 투자를 지향하는 증권업계 역시 적지 않은 금액을 해외 부동산에 묻었다. 작년 9월말 기준 미래에셋·한투·삼성·NH투자·신한·하나·키움증권 등 국내 25개 증권사 해외부동산 익스포저는 14조4000억원 규모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역별로 미국과 유럽에서의 익스포저가 각 6조6000억원과 5조4000억원으로 가장 많다. 용도별로는 상업용 부동산이 8조80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이들 증권사는 지난해 3분기말 기준 8조3000억원 규모 해외 부동산펀드에 대해 약 1조8000억원의 평가손실을 인식했다. 나신평은 “임차 수요 감소와 고금리 기조 지속이 해외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부동산 익스포저에 대한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커지는 해외부동산 펀드 손실 우려…수익률 -80%대 펀드도
이는 개인투자자의 손실로도 이어질 것이 문제다. 작년 10월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당국으로부터 제출받은 ‘해외부동산 공모펀드 판매현황’에 따르면 2018년 이후 판매된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 규모는 총 1조2757억원인데, 이중 개인자금이 1조478억원에 달한다. 올해 만기가 앞둔 공모펀드는 총 4365억원이고, 내년에는 3470억원이 만기도래할 예정이다.
이에 투자한 펀드 손실 규모가 불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는 이지스자산운용 펀드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29(파생형)’은 최근 1년 수익률이 -82%를 기록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 투자하는 펀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미국 지역에 투자하는 한국투자뉴욕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1호와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투자신탁11호는 수익률이 각 -32%, -33%를 나타내고 있다. 또 벨기에 브뤼셀 빌딩에 투자하는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 2호는 -32%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심각한 부동산 위기”…버블 터지나
문제는 현재 이어지는 해외 부동산 침체가 더욱 악화될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 오피스 빌딩 가격이 원격근무가 증가함에 따라 고점 대비 30%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미국 지역은행 뉴욕커뮤티니뱅코프(NYCB)가 상업용 부동산 대출 관련 손실 우려로 신용등급이 ‘정크 등급(투자 부적격)’으로 강등되기도 했다. 독일 은행 도이치 판트브리프방크(PBB)도 부동산에 대한 우려로 S&P로부터 신용등급을 기존 BBB/A-2에서 BBB-/A-3로 강등 당했다. 은행 측은 이번 부동산 침체를 두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심각한 부동산 위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정확히 예측했던 경제학자 게리 실링도, 지난해 10월 한 방송에서 현재 가장 큰 ‘버블’로 상업용 부동산을 지목, ‘이 버블은 깨지기 시작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 현재 미국에서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는 코로나 이후 장기화되고 있다. 특히 사무실 공실률이 회복되지 않고, 오히려 최근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CNN은 무디스애널리틱스 자료를 인용해 “국가별 오피스 공실률이 2023년 4분기에 사상 최고치인 19.6%로 상승했다”며 “이는 2021년 첫 분기 이후 가장 큰 분기별 증가이며, 40년 동안 2번 찍은 19.3% 수준보다 높다”고 보도했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측은 상업용 부동산 침체가 수습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6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몇년에 걸쳐 해결해야 할 문제같지만, 관리 가능한 문제”라고 전했다.
IT조선 이상훈 기자 [email protected]
국내 금융사의 투자 규모가 50조원을 넘어서 손놓고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계속되는 고금리에 침체된 글로벌 부동산 시장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이에 투자한 금융사들의 리스크도 부각되고 있다.
/아이클릭아트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기준 국내 금융사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규모는 55조8000억원에 달한다. 이중 25% 규모인 14조1000억원이 올해 만기를 앞두고 있다.
일단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투자 금액이 적지 않다. KB금융그룹은 지난 7일 컨퍼런스 콜에서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약 5조원 수준”이라고 밝힌바 있다. 회사측은 “익스포저는 대부분 은행이 차지하고 있고, 보수적으로 투자했기 때문에 선순위 대출이 많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지주는 8일 컨퍼런스콜에서 해외 부동산금융 투자자산이 4조100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회사가 작년 4분기 해외 부동산 투자 자산과 관련해 손실 처리한 규모는 약 1300억원 이상이다. 이밖에 우리금융지주도 3조원 가까이 된다.
IB 투자를 지향하는 증권업계 역시 적지 않은 금액을 해외 부동산에 묻었다. 작년 9월말 기준 미래에셋·한투·삼성·NH투자·신한·하나·키움증권 등 국내 25개 증권사 해외부동산 익스포저는 14조4000억원 규모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역별로 미국과 유럽에서의 익스포저가 각 6조6000억원과 5조4000억원으로 가장 많다. 용도별로는 상업용 부동산이 8조80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이들 증권사는 지난해 3분기말 기준 8조3000억원 규모 해외 부동산펀드에 대해 약 1조8000억원의 평가손실을 인식했다. 나신평은 “임차 수요 감소와 고금리 기조 지속이 해외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부동산 익스포저에 대한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커지는 해외부동산 펀드 손실 우려…수익률 -80%대 펀드도
최근 1년간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29(파생형) 기준가 추이. / 이지스자산운용
이는 개인투자자의 손실로도 이어질 것이 문제다. 작년 10월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당국으로부터 제출받은 ‘해외부동산 공모펀드 판매현황’에 따르면 2018년 이후 판매된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 규모는 총 1조2757억원인데, 이중 개인자금이 1조478억원에 달한다. 올해 만기가 앞둔 공모펀드는 총 4365억원이고, 내년에는 3470억원이 만기도래할 예정이다.
이에 투자한 펀드 손실 규모가 불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는 이지스자산운용 펀드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29(파생형)’은 최근 1년 수익률이 -82%를 기록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 투자하는 펀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미국 지역에 투자하는 한국투자뉴욕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1호와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투자신탁11호는 수익률이 각 -32%, -33%를 나타내고 있다. 또 벨기에 브뤼셀 빌딩에 투자하는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 2호는 -32%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심각한 부동산 위기”…버블 터지나
문제는 현재 이어지는 해외 부동산 침체가 더욱 악화될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 오피스 빌딩 가격이 원격근무가 증가함에 따라 고점 대비 30%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미국 지역은행 뉴욕커뮤티니뱅코프(NYCB)가 상업용 부동산 대출 관련 손실 우려로 신용등급이 ‘정크 등급(투자 부적격)’으로 강등되기도 했다. 독일 은행 도이치 판트브리프방크(PBB)도 부동산에 대한 우려로 S&P로부터 신용등급을 기존 BBB/A-2에서 BBB-/A-3로 강등 당했다. 은행 측은 이번 부동산 침체를 두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심각한 부동산 위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정확히 예측했던 경제학자 게리 실링도, 지난해 10월 한 방송에서 현재 가장 큰 ‘버블’로 상업용 부동산을 지목, ‘이 버블은 깨지기 시작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 현재 미국에서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는 코로나 이후 장기화되고 있다. 특히 사무실 공실률이 회복되지 않고, 오히려 최근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CNN은 무디스애널리틱스 자료를 인용해 “국가별 오피스 공실률이 2023년 4분기에 사상 최고치인 19.6%로 상승했다”며 “이는 2021년 첫 분기 이후 가장 큰 분기별 증가이며, 40년 동안 2번 찍은 19.3% 수준보다 높다”고 보도했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측은 상업용 부동산 침체가 수습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6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몇년에 걸쳐 해결해야 할 문제같지만, 관리 가능한 문제”라고 전했다.
IT조선 이상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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